엔비디아의 조용한 승부수, 네트워킹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된 이유
네트워크를 품은 엔비디아의 두 번째 성장축
엔비디아는 그래픽 처리장치로 산업의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네트워킹 사업이 빠르게 몸집을 키워 두 번째 큰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네트워킹 부문은 데이터 센터를 연결하는 기술들을 포괄하며 최근 분기 기준 11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고 연간으로는 31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섰다. 이 비즈니스에는 GPU 간 통신을 담당하는 NVLink, 인-네트워크 컴퓨팅 플랫폼인 인피니밴드 스위치, AI 네트워킹용 이더넷 플랫폼 스펙트럼-X, 코패키지 옵틱스 스위치 등의 제품이 포함된다.
이 사업의 뿌리는 2020년 엔비디아가 인수한 멜라녹스에 있다. 인수 이후 네트워크 기술을 GPU 중심의 컴퓨팅 스택에 통합하면서 엔비디아는 칩을 단품으로 파는 회사에서 컴퓨팅과 네트워크를 결합한 풀스택 공급자로 변모했다. 회사 내에서 네트워크는 단순한 주변장치 연결 수단이 아니라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이터센터, 즉 ‘AI 팩토리’의 핵심 인프라로 재정의됐다.
네트워크를 통해 처리 속도와 지연을 개선하고 데이터 흐름을 최적화하면 AI 처리 전체 성능이 달라진다. 엔비디아는 네트워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면서 파트너들을 통해 완제품 형태로 시장에 내보낸다. 이런 전략은 GPU와 네트워크의 상호 보완성을 강화해 고객이 전체 시스템을 한 번에 도입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냈다. 최근 GTC 키노트에서 발표한 루빈 플랫폼과 신규 칩, 추론용 메모리 스토리지 플랫폼, 보다 효율적인 스펙트럼-X 광포닉스 스위치 등은 이 방향성을 이어가는 업데이트다.
이 분야의 성장은 몇 가지 조건에서 더욱 의미가 커진다. 대규모 모델의 학습과 추론이 보편화되면 데이터센터 내부 통신 성능과 전력 효율, 배치 방식이 전체 비용과 성능을 좌우한다. 따라서 컴퓨트와 네트워크를 함께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접근법은 AI 인프라를 구매하고 운영하는 조직에는 명확한 가치 제안을 제공한다. 다만 네트워킹 사업이 칩 사업만큼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상황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앱 대신 에이전트가 중심인 스마트폰을 상상하는 카를 페이
카를 페이는 앱 중심의 스마트폰 사용 방식이 오래된 관습이라고 규정하고, 장기적으로는 AI 에이전트가 사람 대신 의도를 파악하고 실행하는 기기가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초기 단계로서 사용자 명령을 대신 실행하는 기능은 이미 일부 기업에서 시험 중이지만 더 흥미로운 발전은 장기적인 의도 학습이다. 사용자의 목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면 장치가 능동적으로 제안하고 실행해 사용자의 수작업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관점이다.
페이는 이 비전을 실현하려면 인터페이스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인간이 앱을 직접 조작하는 현재의 인터페이스를 에이전트가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므로, 에이전트가 효율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체제와 앱의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기적으로는 앱이 여전히 필요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에이전트가 앱의 기능을 활용하되 사람 인터페이스를 거치지 않는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본다.
이런 변화가 현실화되려면 몇 가지 기술적 과제와 제약을 해결해야 한다. 개인 맞춤형 모델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장기간의 사용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해 의도를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에이전트가 타사 서비스와 자동으로 상호작용하려면 표준화된 API와 권한, 보안 모델이 필요하다. Nothing은 이전 투자 유치와 제품 개발 과정에서 AI 우선 기기라는 비전을 제시했고, 현재의 제품은 여전히 앱 개념을 허용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에이전트 중심의 기기는 사용자 경험을 단순화할 잠재력이 있지만, 그 전환은 점진적일 가능성이 높다. 초기 단계의 자동화 기능에서 시작해 개인화와 예측 제안이 강화되면서 점차 사람의 개입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 어떤 조건에서 이 방식이 실용적이고 안전한 솔루션으로 자리잡을지 여부는 기술 신뢰성, 데이터 권한 통제, 서비스 간 협력 모델의 성숙도에 달려 있다.
창작자의 권리를 강조한 패트리온의 목소리
패트리온의 잭 콘테는 AI를 전면적으로 반대하지 않지만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문제에는 분명한 입장을 취한다. 그는 AI 기업들이 창작자의 작업물을 무상으로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공정 사용’ 주장이 실질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한다. 같은 기업들이 대형 권리 보유자에게는 거래로 접근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수많은 개별 창작자에게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콘테는 역사적으로 창작자들이 플랫폼과 기술 변화에 적응하며 새로운 모델을 찾아온 경험을 언급한다. 음악 소비 방식의 변화나 영상 포맷의 변화는 창작 생태계에 충격을 주었지만 궁극적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과 유통 방식이 등장했다는 점을 상기한다. 그는 창작자들에게 변화가 곧 종말을 의미하지 않으며, 합리적인 보상 구조가 마련되면 창작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현재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과정과 관련해 권리 보상 문제는 법적, 경제적, 기술적 요소가 얽혀 있다. 대형 콘텐츠 소유자와의 계약이 이미 존재하는 반면 개별 창작자에게는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 차이는 업계의 협상력과 계약 관행을 반영한다. 창작자 커뮤니티를 표준으로 묶어 협상하는 방식 또는 플랫폼 차원의 보상 분배 모델이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콘테의 발언은 단지 권리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창작자와 창작을 장려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논리로 연결된다. 예술성과 창의성이 사회 전반의 문화적 자본을 형성하는 만큼, 기술 발전을 설계할 때 그 가치를 보존하고 인센티브를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고려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인간이 만든 창작물은 앞으로도 문화적 의미를 갖는다는 믿음에 기반해 정책과 사업 모델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