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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장세의 단면들

변동성 장세의 단면들

K-방산주의 주가 약세와 실적 모멘텀의 괴리

국내 대표 방산 기업 다섯 곳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합산이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할 전망이라는 실적 지표와 달리 최근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해당 다섯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화시스템이다. 에프앤가이드 기준으로 올해 2분기 영업이익 합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조3184억원에서 1조5581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종목별로는 한화시스템 89.55%, LIG D&A 35.57%, KAI 28.17%, 한화에어로 16.89%, 현대로템 4.7% 순으로 성장 기대치가 높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지난 한 달간 주가 흐름은 대조적이다. 최근 1개월간 한화에어로는 -23.61% KAI는 -27.24% LIG D&A는 -19.63% 현대로템은 -25.53% 한화시스템은 -25.8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약 0.08% 하락에 그쳤다. 시장 전체와 비교해 방산주가 상대적으로 크게 약세를 보인 배경으로는 반도체와 MLCC 관련주의 강세가 지수를 떠받친 점이 지목된다.

현장의 분석은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수급과 밸류에이션 조정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하는 쪽이 많다. 수주 잔고가 100조원 규모로 늘어나면서 향후 실적 반영 기대가 존재하는 점은 여전히 투자지표로서 의미를 가진다. 다만 주가가 약세를 보인 기간은 유동성이나 섹터 간 차별화가 영향을 미친 시기라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런 조건에서 실적 모멘텀이 실제로 주가에 반영되려면 수급의 전환이나 외국인 수요 회복 등 추가적 촉매가 필요하다는 관점이 합리적이다.

위탁매매 미수금과 반대매매의 증폭 효과

최근 두 거래일 동안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9.1%와 8.2%로 연중 최고 수준에 근접하면서 반대매매 금액 합계가 3000억원을 넘었다. 6월 8일 기준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391억원으로 올해 들어 세 번째로 큰 규모였고, 6월 5일에는 반대매매가 1662억원에 달했다. 반대매매가 급증한 배경에는 미국 고용 지표 호조에 따른 금리 인상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확대가 겹치며 급락장이 발생한 점이 자리한다.

위탁매매 미수거래 구조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단기로 자금을 빌려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이고 통상 투자금의 30~40%만 있으면 거래가 가능하다. 부족분은 3거래일 내로 메워야 하고 이를 채우지 못하면 다음 거래일 동시호가에서 보유 주식이 강제로 처분되며 이때 발생하는 매각 대금이 곧 반대매매 금액이다. 대규모 반대매매는 일시적 물량 출회로 주가를 추가로 밀어내면서 연쇄 매도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처음 37조원을 넘겼고 29일에는 38조226억원까지 확대됐다. 6월 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37조7904억원이며 이 중 코스피에서 28조3265억원 코스닥에서 9조4639억원이 발생해 있다. 신용융자 잔액이 크면 변동성 장세에서 반대매매로 인한 급락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향후 대형 이벤트들이 예정된 상황에서 변동성이 증대될 가능성이 남아 있어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된다.

외국인 연속 순매도, 펀더멘털이 아닌 비중 조정으로 보는 시각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7일부터 2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코스피에서 총 70조7040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국내 증시 펀더멘털 악화의 신호라기보다 급등에 따른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의 결과로 해석하는 흐름이 강하다. 한국 증시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및 신흥국 지수 내 한국의 비중이 확대되자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이 보유 비중을 맞추기 위한 매도로 대응했을 가능성이 지적된다.

이런 현상은 과거 인도 증시에서 관찰된 것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있다. 지수가 빠르게 오르면서 특정 국가의 지수 내 비중이 커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운용 한도와 리스크 기준을 맞추기 위해 보유 지분을 축소하는 과정이 발생한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매도 흐름이 구조적이고 기계적인 성격을 띤다고 진단한다. 이런 맥락에서는 매도 자체가 시장 전체의 장기적 가치판단을 바꾸는 증거로 해석되기 어렵다.

국제 투자은행 중에는 여전히 국내 증시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는 기관들도 있다. 한 기관은 향후 12개월 코스피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며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이런 견해는 외국인 순매도와 펀더멘털 사이의 괴리를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단기적 수급 요인이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유효하다.

하루 만에 되돌린 장세와 기관의 역할

전일 급락분을 전부 만회하는 장세가 펼쳐졌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612.52포인트 상승해 8,096.93에 마감했다. 이날 시장을 끌어올린 핵심 주체는 기관으로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약 2조5,00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매도 우위를 보였고 기관이 이 물량을 흡수하면서 시가총액 상위 대다수 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는 8.97% 상승했고 SK하이닉스는 15.91% 올랐다. SK스퀘어와 삼성전기는 각각 13.51%와 18.39%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총 구성에 변화를 만들었다. 코스닥에서도 다수 상위 종목이 동반 상승했다. 이런 급락 후 반등은 수급의 일시적 전환으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대규모 변동성이 발생한 만큼 반등을 비중 축소의 기회로 삼는 수요와 신규 진입의 기회로 삼는 수요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며칠 동안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있어 경기 민감도와 이벤트 일정에 따른 리스크는 계속해서 주목해야 한다. 짧은 기간의 등락만으로 추세의 전환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3대 트리거와 거시 변수가 만드는 불안의 축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세 가지 트리거가 제시된다. 첫째는 대형 IPO에 따른 착시와 그 후폭풍이다. 초대형 기업의 상장은 초기 급등과 그에 따른 고평가 논란, 상장 후 매물 출회라는 전형적 패턴을 남기기도 한다. 둘째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이다. 일본과 주요국 간 금리 격차가 축소되면 엔 캐리를 통해 유입된 자금이 회수되며 아시아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셋째는 반도체 업황의 가격 하락이다. 현재 반도체 호황은 가격 상승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데 후발주자의 추격으로 병목이 완화되면 가격이 하락하고 이익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세 가지 트리거는 서로 별개로 존재하면서도 한꺼번에 터지면 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공통점이 있다. 반대로 미국의 핵심 물가 지표가 시장의 예상 범위 안에 머문다면 트리거들이 확대되지 않고 진정되는 경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근원 개인소비지출과 소비자물가지수의 움직임은 금리 전망을 통해 자금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반도체 이후의 주도주로 전력과 에너지 안보 관련 산업이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형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와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문제는 기술적 병목이 완화될 때 중요한 투자 테마가 될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고금리와 지속적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현금 보유의 실질가치가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모든 관점은 조건과 변수에 따라 다르게 현실화될 수 있으며 단일 시나리오로 결론을 내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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