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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43분, AI로 되살리려는 시도와 그 한계

사라진 43분, AI로 되살리려는 시도와 그 한계

사라진 43분, AI로 되살리려는 시도와 그 한계

미국 고전영화사의 한 페이지가 기술 실험의 무대가 되고 있다. 1942년 개봉한 영화의 분량 일부가 스튜디오 편집으로 사라진 채 전해진다. 이 작품은 연출가의 초기 비전과 스튜디오의 편집 결정 사이의 갈등을 상징하는 사례로 남아 있다. 최근 한 인공지능 기반 콘텐츠 스타트업이 그 사라진 분량을 AI로 재창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플랫폼은 사용자가 텍스트 프롬프트를 통해 만화를 만들거나 기존 창작물의 연장선을 시도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자체 지적재산으로 출발했으나 향후 할리우드 지적재산권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확장하려는 의도를 갖는다. 이미 무단으로 인기 애니메이션을 모사한 콘텐츠를 만들어낸 사례도 보고되었다. 이번에는 장편 서사를 생성할 수 있다는 새로운 모델을 발표하면서, 한 영화의 결손분을 복원하겠다는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오랜 시간 원본에 접근해 디지털 복원 작업을 진행해온 감독도 참여한다.

문제의 핵심은 권리와 정당성이다. 해당 스타트업은 영화에 대한 배급권이나 원작자의 동의를 확보하지 않았다. 원작자 측 대리인은 이런 시도를 창작자의 업적을 빌려 홍보하려는 행위로 규정하며, 단순 기계적 재생산에 불과하고 창작자의 고유한 상상력을 대체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원작자의 유족 일부는 AI 기술 자체에는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최소한의 예의로 사전 고지나 협의는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술적 접근 방식은 전통적 촬영과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다. 일부 장면은 현대 배우를 재촬영하고 그들의 얼굴을 원래 배우의 외양으로 바꿀 계획이다. 또한 AI를 이용해 장면 간 연결과 서사 구조를 생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다. 이 방법은 기술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으나 예술적 정당성이라는 다른 차원의 문제를 불러온다. 원작자의 의도와 표현 방식은 감독의 선택과 촬영 현장의 모든 조건이 결합되어 나오는 산물이다. 동일한 대본과 유사한 촬영 기법이 있다 해도 그것을 구현하는 신체성과 연기, 촬영 당시에 존재하던 우연의 요소까지 포함해 완전히 동일한 결과를 도출하기는 불가능하다.

윤리적 문제도 무겁다. 사망한 예술가의 외양과 목소리, 연기 스타일을 디지털로 재현하는 행위는 창작자의 사후 초상권과 명예, 창작 의도에 대한 권리 문제와 연결된다. 디지털 복제물이 상업적으로 유통될 때 원작자 또는 유족의 동의와 보상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문화유산의 복원이라는 명분이 스튜디오나 기술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을지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관객 측면에서는 어떤 작품을 ‘진품’으로 받아들일 것인지의 기준이 흔들린다. 원본 필름이 유실된 맥락을 이해하는 감상자와 단순히 완결된 내러티브를 소비하는 관객의 기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법적 측면에서는 복잡한 쟁점들이 얽혀 있다. 저작권과 관련된 권리는 작품의 특정 이용 방식에 따라 권리 확보가 필요하다. 배우의 초상권과 성격권, 그리고 음성의 디지털 재현에 관련된 권리는 별도의 쟁점이다. 권리를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공개는 침해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문화유산 복원이라는 공익적 명분은 법적 판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여지도 있다. 다만 공개 여부와 그 방식은 창작자의 유족 및 권리자와의 합의가 전제가 되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 의미는 다층적이다. 하나는 기술이 문화적 기억을 재구성하는 방식에 관한 논의다. AI는 잃어버린 이미지와 소리를 일정 수준 복원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한다. 그렇지만 복원과 재창조 사이의 경계는 모호하다. 두 번째는 문화 자원의 소유와 상업화 문제다. 명작의 이름과 이미지가 기술적 실험의 홍보와 결합될 때, 누구의 문화유산인지에 대한 논의가 소홀해질 위험이 있다. 세 번째는 관객의 역사 인식이다. 재창조된 장면이 원전의 일부로 오인될 경우 역사 기록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술적으로 가능한 일이 곧 합당한 일은 아니다.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복원 시도는 예술적 가치와 윤리적 정당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의미가 있다. 권리자의 동의와 투명한 제작 과정, 공개 방식에 대한 명확한 고지 없이는 단순한 기술 시연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사라진 분량에 대한 향수는 이해할 수 있으나, 그 향수의 대상을 기술이 대신한다고 해서 원전의 예술적 본질이 회복되지는 않는다.

테슬라의 1조 달러 보수안, 목표의 면면과 현실성

한 전기차 제조사의 최고경영자에게 제시된 장기 성과 보수안의 총액이 천문학적 규모로 제시되면서 경영과 보상 구조에 대한 논의가 다시 촉발되었다. 이 보수안은 향후 10년을 기준으로 여러 성과 지표를 달성할 경우 단계적으로 막대한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제시된 지표는 제품 출하 규모와 상업적 운영 상태, 로봇 제품의 생산, 소프트웨어 구독자 수, 그리고 기업 가치와 이익 수준을 포함한다.

제품 목표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총 차량 판매량이다. 제시된 목표는 2035년까지 총 2천만 대 판매에 도달하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누적 판매가 약 800만 대 수준이고 연간 판매는 200만 대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성장을 요구한다. 둘째는 로봇택시의 상업 운영이다. 목표는 상업적으로 운행되는 로봇택시의 하루 평균 합계가 특정 기간 동안 100만 대에 이르는 상태를 달성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제조사가 직접 운영하는 차량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보유한 차량까지 포함될 수 있어 측정 방식에 따라 목표 달성이 상대적으로 수월해질 여지도 있다. 셋째는 로봇의 총 생산 대수다. 회사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목표는 100만 대 생산에 이르는 것이다. 넷째는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구독자 수다. 목표는 활성 구독자 1천만 명을 확보하는 것이다.

재무적 목표는 더욱 극적이다. 회사 가치를 8조 5천억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연간 영업 이익을 수천억 달러대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러한 수치들은 현재 기업의 시가총액과 실적을 고려하면 대폭적인 확대를 전제로 한다. 보수안에는 경영 승계 계획 마련과 특정 기간동안의 정치 활동 축소에 관한 비공식적인 합의도 포함되어 있다.

이 제안의 구조에서 주목할 점은 목표의 정의 방식이다. 로봇택시와 로봇 제품의 정의 범위가 넓게 설정되어 있어 집계 방식에 따라 목표 달성의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기능을 일부만 제공하는 차량을 포함하거나 고객 소유 차량을 상업 운행의 일부로 집계할 수 있는 조항은 실제 상업적 자율주행 서비스의 보급과는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지표 설정은 실무에서 성과 평가의 해석을 좌우하므로 이해관계자 간 분쟁의 소지가 있다.

이 보수안은 과거 최고경영자의 발언과 공약을 현실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기업 이사회가 설정한 일부 목표는 최고경영자가 공개적으로 주장해온 시점과 양적 목표보다 완화된 측면을 보인다. 과거의 대담한 예측에 비해 기한과 지표가 조정되었으며 이는 이사회가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대신 실현 가능성에 더 가까운 성과를 요구하는 신호로 읽힌다.

거버넌스 관점에서는 몇 가지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대규모 보수안이 기업 가치를 대폭 상향시키는 것을 전제로 설계될 때 경영진과 주주, 기타 이해관계자 간의 인센티브 정렬 문제는 복잡해진다. 단기적인 시장 지표를 부풀리거나 회계적 처리를 통해 목표를 맞추는 행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성과 측정의 정확성과 투명성이 요구된다. 또한 정치적 활동을 제한한다는 문구는 경영자의 외부 활동과 기업 리스크 사이의 관계를 인정한 조치다. 이는 개인의 공적 발언이 기업의 시장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회적 함의는 두 방향으로 나뉜다. 한편으로는 혁신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과 기술 확산을 촉진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특히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이 성과 지표로 포함되어 있음은 산업적 전환에 대한 회사의 의지를 반영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 개인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력과 보상이 집중되는 것은 기업 민주주의와 공정성의 관점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거대 성과 보수 사례는 임원 보수의 투명성과 합리성, 그리고 주주와 직원 간의 보상 격차에 대한 사회적 논의로 이어진다.

법적 절차와 주주 승인 과정도 중요한 변수다. 이러한 보수안은 주주 총회에서 승인되어야 하며 주주 여론이 우호적이면 통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승인 이후에도 법적 다툼이나 규제 당국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보수안의 구조와 성과 지표의 명확성은 결국 법적 분쟁의 발생 가능성과 기업의 평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요약하면 이 보수안은 미래 기술의 상업적 실현을 전제로 한 대규모 인센티브 패키지다. 목표의 정의 방식과 측정 기준, 그리고 보상 지급 조건의 투명성이 향후 논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기업과 투자자, 규제 당국이 어떤 기준과 절차를 통해 이를 평가하고 통제할지에 따라 기업 거버넌스에 남는 교훈이 달라질 것이다.

연령 확인 의무화와 개인정보 안전의 균형

온라인 콘텐츠 접근을 연령에 따라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여러 국가와 주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목적은 아동과 청소년의 유해 콘텐츠 노출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규제 기관은 플랫폼에 실명 인증 또는 신원 확인을 요구하는 입법과 규제를 도입한다. 그 방식으로는 정부 발급 신분증 제출이나 얼굴 생체 스캔과 같은 강한 인증 수단이 포함된다. 문제는 안전을 위한 신원 확인 조치가 개인 정보 보호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연령 확인을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한쪽 극단에는 기기 내부에서만 생체 정보를 처리하고 외부로는 어떤 데이터도 전송하지 않는 방식이 있다. 반대쪽에는 사용자가 신분증 사진과 셀카를 업로드하고 제3자 검증 서비스가 이를 확인한 뒤 결과만 플랫폼에 전달하는 중앙화된 방식이 있다. 중앙화된 방식은 구현 난이도가 낮고 운영상의 편의성이 있지만 데이터 유출 위험이 크다. 과거 실제 사례에서 신분증과 얼굴 사진을 요구하는 일부 서비스가 보안 사고로 사용자들의 민감한 정보를 노출한 바 있다. 이러한 사건은 안전을 목적으로 수집된 데이터가 오히려 이용자에게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긴다.

프라이버시와 안전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이어지지만 기술적, 법적, 운영적 한계가 명확하다.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수집된 신원 정보가 악의적 행위자에 의해 악용될 수 있으며, 개인의 정치적 표현과 익명성이 위축될 우려도 크다. 표현의 자유와 안전 사이의 긴장은 특히 억압적 정권이나 법적 제약이 심한 지역에서 더욱 민감하다. 익명성이 보호되지 않으면 고발자와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기 어렵고, 정치적 견해 표명에 따른 불이익 가능성이 현실화할 수 있다.

각국의 입법 현황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규제를 통해 플랫폼에게 연령 확인을 강제했다. 그 결과로 플랫폼들은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검증 절차를 도입하거나 아예 차단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일부 플랫폼은 지역 규정에 맞춰 사전 대비 조치를 하며 글로벌 정책을 조정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은 VPN과 같은 우회 수단을 이용해 규제 적용을 회피하려는 선택을 한다. VPN 사용의 증가는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남기며 우회 수단 자체가 보안과 프라이버시에서 새로운 위험을 낳을 수 있다.

연령 확인 기술의 안전성을 평가할 때 중요한 요소는 다음과 같다. 데이터 최소 수집 원칙의 준수와 검증 결과만을 전달하는 방식의 채택, 제3자 제공자에 대한 엄격한 보안 감사와 규제 감독, 그리고 데이터 보유 기간의 최소화 및 투명한 삭제 정책이다. 기술적으로는 사용자가 자신의 연령을 증명하되 신원 자체를 플랫폼이 알지 못하도록 하는 암호학적 기법이 연구되고 있다. 암호학적 기법은 중앙에 신원 정보를 축적하지 않고도 연령 조건을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다만 이런 기법의 상용화와 대규모 도입에는 비용과 기술적 난이도가 따른다.

법적 분류와 적용 범위도 논쟁거리다. 어떤 콘텐츠를 연령 제한 대상으로 판단할 것인지의 기준은 법과 집행 주체에 따라 달라진다. 교육적 내용이나 공익적 정보가 광범위한 정의에 의해 제한될 경우 특정 집단의 접근권이 부당하게 침해될 수 있다. 특히 성적 소수자 관련 정보나 성교육 자료가 유해물로 분류될 위험은 현실적인 우려다. 이와 관련해 법적 기준의 명확성 확보와 분류 절차의 투명성은 권리 침해를 예방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경제적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신원 확인 인프라 구축의 비용은 플랫폼과 검증 서비스 제공자에게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 비용이 소규모 사업자와 이용자에게 전가될 경우 온라인 정보 접근의 불균형을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글로벌 플랫폼이 지역 규제에 맞춰 운영을 분리할 경우 정보의 단절과 지역 간 디지털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사회적 함의는 광범위하다. 아동 안전을 위한 기술적 조치는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개인 정보 보안과 표현의 자유가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규제는 기술적 현실을 반영해야 하고 검증 절차 자체의 안전성을 법적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또한 피해 발생 시 책임 소재와 구제 절차가 명확히 규정되어야 한다.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민감한 정보를 맡기는 주체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어야 제도적 장치가 효과를 발휘한다.

결론적으로 연령 확인 의무화는 단순한 기술 도입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법적 기준, 기술적 설계, 운영상의 안전성, 그리고 사회적 영향에 대한 포괄적인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아동의 안전과 성인의 권리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투명성과 책임성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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