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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과 전기자동차의 원리, 그리고 기술적 전환의 이유

내연기관과 전기자동차의 원리, 그리고 기술적 전환의 이유

자동차를 움직이는 기본 원리

자동차는 ‘에너지를 어떻게 운동으로 바꾸는가’에 따라 구동 방식이 분류된다. 20세기와 21세기 초, 내연기관(Internal Combustion Engine, ICE)이 자동차 산업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전기자동차(EV)가 점점 성장하고 있다. 두 기술은 에너지 변환 과정, 주요 부품, 효율성, 유지 관리, 환경 영향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내연기관차: 엔진의 동작 원리

연소를 통해 움직이는 힘

내연기관은 연료(가솔린, 디젤, LPG)를 공기와 함께 엔진 내부 실린더로 흡입한다. 그 다음 점화 플러그(또는 자체적인 압축열)로 폭발적으로 연소시킨다. 이때 발생하는 고온·고압의 가스가 피스톤을 밀어 축을 회전시킨다. 각 연료별로 차이점이 있다.

  • 가솔린 엔진
    점화 플러그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불꽃을 만들어 점화한다. 드로틀 밸브로 유입 공기량을 조절하고, 공기와 연료가 미리 혼합돼 실린더로 들어간다. 점화시 압축비가 낮아야 엔진 노킹을 방지할 수 있다.

  • 디젤 엔진
    공기 자체만 흡입해 고압으로 압축한다. 압축 과정에서 공기 온도가 매우 높아지고, 이때 연료를 뿌려 자연 발화시킨다. 점화 플러그가 필요 없고, 높은 압축비로 인한 열효율이 좋다.

  • LPG 엔진
    구조는 가솔린 엔진과 유사하나 연료 공급 방식에 차이가 있다. 연소 과정에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가 적고, 엔진 내부 마모가 다소 적은 편이다.

이렇게 연소, 즉 폭발 과정에서 얻은 동력은 크랭크축을 통해 회전운동으로 변환된다. 이후 변속기, 차동기어, 구동축을 거쳐 바퀴에 전달된다. 내연기관은 연속적인 폭발과 회전 변환이 이루어지지만, 열로 인한 손실이 상당하고 기계적 마찰로 인한 효율 저하가 불가피하다.

열역학적 한계

내연기관의 핵심 한계는 ‘카르노 효율’에 제한을 받는다는 점이다. 연료가 가진 화학에너지가 대부분 열로 손실된다. 실제 엔진 효율은 약 20~40%에 그치고 나머지는 배기가스, 라디에이터, 배기관 등으로 빠져나간다.

전기자동차: 전기의 힘을 활용하다

전기 에너지의 변환

전기자동차는 엔진과 연료탱크가 없다. 대신 고전압 배터리(리튬이온·리튬인산철 등)에서 전기를 직접 공급받아 전기모터를 돌린다. 전기모터는 전기 에너지를 즉각적인 회전 운동으로 변환한다.

  • 모터의 기본 원리
    전기모터는 로터(회전자)와 스테이터(고정자)로 구성된다. 스테이터에 교류 혹은 직류 전기를 공급해 자기장을 형성하고, 이 자기장이 로터를 밀거나 당겨 회전하게 만든다. 토크가 즉시 발생하며, 고출력, 고효율 구동이 가능하다.

  • 감속장치와 구동
    내연기관 처럼 복잡한 변속기가 필요 없다. 대부분의 전기차는 단일 감속기어를 사용한다. 실제로 모터는 저속~고속까지 넓은 범위에서 토크를 일정하게 낸다.

  • 회생 제동
    전기차만의 특징으로, 감속 시 모터가 반대로 회전해 발전기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운동에너지가 전기 에너지로 재생되어 배터리에 저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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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팩이 깔린 전기차 바닥 아래를 투시로 바라보는 장면

기존 내연기관 기술의 구조적 한계

복잡한 부품과 마모

내연기관차 한 대에 포함된 움직이는 부품은 약 2만~3만 개에 달한다. 피스톤, 캠샤프트, 밸브 등 다양한 부품이 오랜 시간 마모와 오염의 원인이 된다. 엔진오일, 기어오일, 냉각수 등 소모성 부품이 필수적이고, 정기적 교환 없이는 성능이 저하된다.

에너지 효율의 한계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열 에너지의 상당부분이 소실된다. 열역학적으로, 가솔린 엔진은 30% 내외, 디젤 엔진은 40% 내외의 효율에 머문다. 여기에 변속기, 구동계, 부품 마찰로 인한 추가 손실이 더해져, 최종 구동 바퀴에 전달되는 에너지는 더 줄어든다.

친환경성의 한계

연소 과정에서 NOx, CO,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이 배출된다. 특히 도심 지역에서는 미세먼지·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이 된다. 엔진의 연소 과정상 NOx를 완전히 억제하기 어렵고, 디젤 엔진은 DPF, SCR 등 후처리 장치가 필요하다.

전기차가 해결한 문제점과 기술적 진보

부품수 감소와 내구성

전기차는 기본적으로 전기모터, 인버터, 배터리 등 3~4개의 핵심 시스템으로 구동된다. 모터, 감속기, 파워트레인, 인버터 등 움직이는 부품 수가 크게 줄어들어 마모와 고장의 우려가 적다. 유지보수가 획기적으로 간단하다.

효율의 극대화

전기모터의 효율은 90% 이상에 달한다. 즉, 배터리에서 소모한 전기 에너지의 상당 부분이 실제로 구동 바퀴를 돌린다. 감속기나 추가적 변속기 필요성이 적어, 물리적 손실 또한 상당히 줄어든다.

무공해 구동

주행 중 배출가스가 전혀 없다. 오염물질이 엔진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전력 생산 과정(화력발전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간접 탄소배출 논란이 있지만, 그래도 전체 라이프사이클 기준으로 내연기관보다 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사일런스와 즉각적 출력

전기모터는 정지 상태부터 즉시 최대 토크를 낸다. 내연기관의 ‘레브업’이나 크랭킹이 필요 없고, 가속 반응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진다. 엔진 소음과 진동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전기차 상용화의 기술적 장벽과 극복

배터리 기술의 발전

과거 전기차의 최대 약점은 배터리였다. 무겁고, 저장 가능한 전기가 적었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짧았다. 2010년대 들어 에너지 밀도(단위 무게·부피당 저장 에너지)가 높은 리튬이온, 리튬폴리머 등의 대용량·고신뢰성 배터리가 실용화됐다. 급속충전, 온도관리, 셀 밸런싱 등 관리 기술도 발전했다.

구동 시스템 통합과 제어

고성능 인버터, 고출력 모터, 세밀한 전력 제어장치가 탄생했다. 여러 배터리셀을 통합 관리하며 안정적으로 높은 전력을 공급하고 모터를 미세하게 제어하는 알고리즘이 실차에 적용됐다.

대량생산과 가격 안정화

배터리 소재, 모터, 인버터, 전력반도체 등 핵심 부품의 대량생산 기술이 확립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글로벌 OEM 및 신생 전기차 기업의 생산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현대적 자동차 조립공장 내부, 무인 로봇팔과 조립 중인 차량 프레임

충전 인프라 문제

전기차 확산의 또다른 기술적 한계는 충전 인프라였다. 고출력 급속충전기, 대용량 완속충전기가 주요 도시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초고속 충전, 무선충전, 배터리 교체형 플랫폼 등 새로운 방식도 지속 개발되고 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구조적/물리적 차이점

주요 부품 비교

  • 내연기관차: 연료탱크, 연소실, 점화장치, 피스톤, 크랭크축, 변속기, 배기장치, 엔진오일, 냉각수 등 복잡한 메커니즘
  • 전기자동차: 고전압 배터리팩, 전기모터, 단일 감속기, 인버터, 온도관리 시스템, 전력배선, 회생제동 시스템 등 단순화

에너지 흐름 비교

  • 내연기관차
    연료 → 화학적 폭발 → 열에너지(손실 다수) → 기계적 운동
  • 전기자동차
    전기 저장 → 바로 모터 구동 → 직접 회전 운동

점검과 유지 관리

  • 내연기관차는 엔진오일, 연료필터, 점화플러그, 변속기유 등 교환 요소가 많다.
  • 전기차는 배터리 관리, 모터 냉각, 타이어, 브레이크 패드 등 핵심 항목 위주이다. 회생제동 시스템 덕분에 브레이크 마모도 적다.

환경성 및 사회적 영향

  • 내연기관차는 사용·생산·폐기과정에서 다양한 대기오염 유발
  • 전기차는 생산과정 배출이 크지만, 사용 과정의 오염물질은 사실상 없다. 향후 재생에너지 발전과의 결합이 대기질·탄소저감에 효과적이다.

앞으로의 미래와 현안

전기자동차는 단순 ‘엔진 대체’ 수준이 아닌, 자동차 산업 전체의 변혁을 상징한다. 배터리 업그레이드, 충전 인프라 확충, 재생에너지와의 결합 등이 전 세계에서 빠르게 진행 중이다. 완전 자율주행, 무선 에너지 공급, 차세대 구동 시스템 등 추가 혁신 가능성이 크다.

기존 내연기관이 고도로 최적화된 복합기계라면, 전기차는 전자·제어 시스템 기반의 집적체라고 볼 수 있다. 자동차 엔지니어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기계공학·열역학에서 전자, 데이터, 소프트웨어 쪽으로 급격히 이동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엔진에서 모터로의 변환만이 아니라, 자동차라는 이동수단의 근본적 패러다임을 바꾸는 흐름의 시작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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