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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치열해진 AI 생태계, 서비스 전략과 사용자 경험의 갈림길

경쟁이 치열해진 AI 생태계, 서비스 전략과 사용자 경험의 갈림길

글로벌 AI 서비스, 각자 푯대를 향해 나아간다

인공지능 시장은 거대 플레이어들이 저마다 서로 다른 전략을 앞세우며 빠르게 진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OpenAI가 ChatGPT 기반의 에이전트 제품으로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다지는 가운데, Perplexity와 같은 신생 기업들은 새로운 지역과 틈새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시에 Anthropic의 Claude Code가 보여주는 운영상 한계는 무한 확장처럼 보이던 AI 비즈니스에도 현실적인 제약이 있음을 드러낸다.

각 기업의 행보를 둘러싼 실제 데이터를 살펴보면, 각자의 강점과 도전 과제, 그리고 미래의 AI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가늠할 수 있다.

Perplexity, 인도 시장에서의 돌파구 모색

Perplexity가 선택한 전략은 미국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인도, 일본, 한국 등 전 세계 대형 통신사와의 협업을 통한 확장이다. 특히 인도에서는 Bharti Airtel과 제휴를 맺어 3억 6천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에게 1년 무료 Perplexity Pro 구독을 제공한다. 이는 단일 제휴로 최대 규모의 잠재적 참여자를 확보한 셈이다.

다운로드 및 이용자 지표를 보면, Perplexity 앱의 2분기 인도 내 다운로드는 280만 건으로 1년 전 대비 600% 증가했다. 활성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640% 증가해 370만 명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ChatGPT 역시 같은 기간 인도에서 4,670만 건 다운로드, 1,980만 활성 이용자를 기록했다. 아직 전체 수치 면에서는 ChatGPT가 앞서지만, Perplexity의 성장률이 더 두드러진다.

다만 이 폭발적 성장에는 한계도 있다. 인도 시장의 특성상 유료 전환률이 낮고, Perplexity 자체 수익은 글로벌 비교에서 여전히 미비하다. 2025년 2분기 Perplexity의 전 세계 인앱 결제 매출은 약 800만 달러에 그친 반면, ChatGPT는 7억 7,300만 달러에 육박했다. 인도 내 Perplexity 매출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는다.

Perplexity는 인도 내 학생 공략, 핀테크 기업 Paytm와의 연계 등 다양한 시도를 병행하고 있지만, 대규모 무료 배포 이후 얼마나 효과적으로 유료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최대 과제로 남는다.

OpenAI, 에이전트 기능 강화로 현실 업무 대응

OpenAI는 ChatGPT를 단순한 질문응답형 언어모델에서 벗어나, 사용자를 대신해 실제 컴퓨터 업무를 처리하는 ‘ChatGPT agent’를 선보였다. 이 에이전트는 캘린더 관리, 프레젠테이션 작성, 코드 실행 등 다양한 실무 과제를 자동화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웹 브라우징과 정보 요약, 코딩 환경 활용까지 하나의 에이전트로 통합해 이전 제품보다 한층 적극적으로 실사용에 밀착했다.

ChatGPT agent는 Gmail, Github 등 흔히 쓰는 서비스와 연동해 필요한 정보를 가져오기도 한다. 실제로 사용자는 자연어 명령만으로 자료 조사, 문서 작성, 경쟁사 분석 등 한 가지 이상의 복합적인 업무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성능 지표 또한 인상적이다. ‘Humanity’s Last Exam’에서 기존 모델보다 두 배 가까운 41.6%의 점수를 기록했으며,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푸는 FrontierMath에서도 도구를 쓸 경우 27.4%의 정답률을 보였다. 이전 최고 성능이 6.3%였던 점을 감안하면 큰 도약이다.

하지만 강력해진 기능만큼 안전성 관리 문제도 부각된다. OpenAI는 생물∙화학 분야에서의 잠재 위험을 이유로, 에이전트가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는 경우 실시간 모니터링 장치를 가동한다. 또한 사용자의 과거 대화 데이터를 참조하는 ‘메모리’ 기능은 우선 비활성화한 상태다. 실제 환경에서의 신뢰성과 오용 위험 방지는 앞으로도 꾸준히 중요한 이슈로 남을 전망이다.

사무실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각종 디지털 기기와 AI 비서와 함께 일하고 있는 장면

Anthropic, 사용자 기대와 네트워크 한계의 충돌

Anthropic의 Claude Code는 사용 편의성과 생성 능력으로 마니아층을 확보해 왔으나, 이번 주부터 갑작스러운 이용 제한이 적용되며 심각한 혼란이 생겼다. 특히 월 200달러의 Max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사용자도 ‘이용 한도 초과’ 알림과 함께 수 시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사전 고지 없이 한도가 바뀌거나, 현재 할당량 기준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점이다. 사용자들은 “30분 내 몇 번의 요청만으로 900회 메시지 한도에 도달했다”며, 서비스 운영의 불투명성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그동안 Claude Code의 가장 비싼 요금제는 실제 API 기준 수천 달러에 달하는 사용량을 제공해 경쟁력을 인정받았지만, 실시간 운영 한계 및 비용 구조로 인해 더 이상 유지가 어려워진 셈이다.

이와 동시에 API 사용자들은 네트워크 과부하로 인한 오류도 다수 신고하고 있다. 공식 장애 이력에는 반영되지 않았으나, 각종 커뮤니티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 가격 정책이 고정된 할당량이 아닌, 수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제한되는 구조 탓에, 사용자는 언제 어느 정도의 서비스를 받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Anthropic에 대한 신뢰도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예상치 못한 제한, 소통 부족, 일관되지 않은 운영 정책은 유료 가입자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는 요인이다.

전략과 현실의 간극: 기업별 차별화와 한계

Perplexity, OpenAI, Anthropic. 세 기업의 행보는 AI 서비스 시장의 치열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Perplexity는 유례없이 빠른 사용자 확보를 통해 몸집을 키우지만,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 정착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OpenAI는 자체 기술력을 앞세워 업무 자동화 영역을 넓혀가며 프리미엄 구독자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Anthropic은 초기의 관대함이 결국 운영상 어려움과 사용자 불만을 야기하며,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지속성과 요금제 재정립이 중요한 숙제로 남게 됐다.

이 세 경쟁자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음에도, 공통적으로 ‘실제 사용자의 신뢰와 만족’이라는 고민에서 출발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 특성, 가격 민감도, 안전성 우려, 기술적 신뢰성 등 다층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AI 서비스 생태계의 다음 과제

행위 기반 AI, 초대규모 검색, 실질적 작업 자동화 등 기술적 진보는 분명 누구에게나 강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최근의 사례들은 AI 서비스가 부딪히는 현실의 문제, 그리고 실제 이용자와의 거리감도 재조명한다. 단순한 기술의 진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사용자와의 소통, 예측 가능한 서비스 운영, 그리고 책임 있는 안전성 관리까지 모두 아울러야만 장기적인 생태계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AI의 잠재력이 일상에 더욱 깊이 들어올수록, 각 기업이 초반의 약속을 어떻게 지키고, 실제로 사용자와 신뢰를 쌓아나가는지 그 진정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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